특별할 게 없는 아주 개인적이고 소소한 잡담을 적어보려고 한다. 어릴 적에는 일기도 제법 써 보았으나 귀차니즘이 심한 게으른 성격이라 꾸준히 써보지는 못했다. 그런데 내가 알고 있는 주제가 나오면 정보와 썰을 풀어내는 수다를 좋아한다. 어느날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좋아하는 드라마에 대해 수다를 떠는데 이 드라마는 이렇고 저 드라마는 어떻다고 신나게 떠들고 있는데 누군가가 이야기를 참 재밌고 설득력있게 한다며 블로그 같은거를 해보면 어떻냐고 했다. 그때는 손사래를 치면서 난 게을러서 못한다 했는데 최근 몸이 아파서 일을 좀 쉬게 되었다. 50대 초반에 겪는 폐경 전후에 찾아오는 불규칙적인 출혈과 근종등 여러가지 이유로 고생을 하다가 결국 자궁을 적출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의사는 수많은 중년 여성이 겪는 흔한 케이스라며 이제 필요없는 장기 하나 적출하는 거 뭐 그렇게 어려워 하냐며 대단할 것 없는 수술이라고 했지만 애 셋을 낳고 한번의 유산을 경험하며 애들이 모두 우량아여서 세번이나 쨌다 기웠다 늘어났다 쫄아들었다 고생을 많이 한 자궁이라 괜히 짠했다. 갱년기 초반이라서 그런가 생각이 왜 그렇게 흘렀는지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 블로그를 한번 해볼까하는 마음이 들어 일을 저질렀다. MBTI 가 ISTJ 라서 보통은 감성적으로 행동하는 편은 아니고 웹사이트를 만드는 게 업이라 사실 블로그 하나 만드는 건 껌이지만 만들어만 놓는다고 되는게 아니기에 생각도 안하고 살다가 폐경기의 호르몬 변화에 따른 변덕과 자궁 제거를 앞두고 짠한 마음과 내 인생은 뭔가, 뭐라도 적어서 남겨볼까하는 갱년기 초반의 감성이 더해진 결과이다.
처음에 미국에 올때는 남편과 함께 유학을 하려고 했다. 그래서 F2 비자를 받을 수 있었음에도 궂이 따로 준비해서 F1 비자로 미국에 왔다. 그런데 남편과 나의 학비 둘을 모두 감당하기는 어려움이 있었다. 결국 남편이 먼저 공부를 하고 내가 나중에 하기로 하고 남편 유학생활 뒷바라지를 하게 되었다. 학교 등록을 하지 않고 F1으로 미국에 거주할 수 없어서 비자도 F2 로 바꾸었다. 그때부터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거리가 먼 미국 생활이 시작되었다. 아이가 생기고 남편과 아이의 뒷바라지로 내 유학 이야기는 먼 이야기가 되었고 시간 날때 필요에 따라 소소히 배워두었던 웹사이트 만드는 일이 업이 되고 이제 미국 생활 25년차, 게을러서 텃밭하나 제대로 못가꾸는 내가 어디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냥 이런저런 옛날 이야기, 미국 조지아 주에서의 생활에 대한 이야기, 내가 좋아하는 취미생활, 소소한 여행 이야기 등을 풀어보는 블로그로 만들어 보려고 한다.